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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떠나보내며

어머니가 숨을 거두신 당일 무슨 일이 있었나?

by 소공녀의 별 2024. 4. 6.

 

 

 

어머니 임종 직전 증상

저녁약 복용이 더 이상 늦어지면 안되어서 저녁 8시 무렵 유동식 할 음식을 믹서기에 담고 돌리려고 하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일으켰습니다. 목을 들고 얼굴이 대략  45~60 도 각도의 허공을 바라보셨습니다. 전에 본 적이 없던 행동이었으며 입을 벌리고 갑자기 강한 한숨 같은 걸 훅 하고 쉬어서 얼른 달려가 팔로 목을 감싸안았습니다. 머리에 땀이 나 있길래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등을 손바닥으로 쓸어주고 팔도 쓸어주고 했는데 깨지를 않아서 저녁먹자고 얘기를 걸었지만 대답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깊은 잠을 자는 듯 했습니다.

 

어머니 임종 직후 증상

어머니께 저녁식사를 해야한다고 계속 흔들었는데 깨지 않으셔서 어머니 체위를 이리 저리 바꾸어 등을 두들기고 어깨와 팔을 주무르고 있었는데 어머니 얼굴이 서서히 하얗게 창백해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몸이 여전히 따듯했지만 곧 이어 입술에 살짝 노란 빛이 비치니 크게 당황하여 정신을 놓을것 같았지만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번호 세 개인데도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119 전화와 응급처치
119에서 전화를 들자마자 '어머니 얼굴이 창백해지고 있고 입술이 노란 빛이 돈다'며 제발 빨리 와달라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119에서는 '핸드폰을 스피커 모드로 하고 침대 위로 올라가 심폐소생술을 하라'고 했고 '갈비뼈가 부러질만큼 세게 눌러라고 하는데 겁이 많이 났습니다. 눈물이 비오듯 했고 울면서 빨리 와달라고 사정하면서 심폐소생술 시도를 했지만 갈비뼈를 부러뜨릴 정도로까지는 할 수는 없었습니다. 곧이어 119 대원 2명이 기계장비를 들고 침실로 들어왔고 어머니를 침대에서 들어 방바닥으로 옮겼습니다. 119 대원이 보호자는 방에서 나가달라고 했기에 마지못해 나왔고 방 안에서 어떤 조치를 한 것인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심폐소생술 선택의 순간

얼마 안있어 방문이 열렸고 119 대원 중 한 명이 어머니가 '심정지'라고 알려주며 심폐소생술을 할 건지 결정을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겠다고 하면 119 대원들이 그 자리에서 바로 실시할거라고 하며 갈비뼈는 다 부러질거라고도 알려주었습니다. 갈비뼈 다 부러지고 식물인간처럼 생명만 연장시키는거라서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심폐소생술 여부는 보호자가 결정해야만 하는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119 대원에게 '어머니 몸이 이렇게 따듯한데 어떻게 사망이라고 하냐'며 우니 '심정지 후 체온이 서서히 식어갈거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심폐소생술 포기한 이유

어머니를 절대로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은 애절한 마음과 갈비뼈가 다 부러져 식물인간으로 누워있을 어머니 모습 사이에서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무엇이 어머니를 위한 선택일까' 짧은 고민 후 심폐소생술 안하겠다고 의사표현을 했고 119 대원은 직계가족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며 전화를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사는 여동생과 타 지방에 사는 남동생에게도 전화하여 심폐소생 안하는 걸로 동의가 되었습니다. 여동생은 쉽게 심폐소생술 반대 표현을 했고 남동생은 어떻게 해야 하냐며 누나의 의견을 물어봐주었습니다.

 

경찰 출동 
여전히 따듯한 어머니 손을 붙잡고 울고만 있는데 누가 연락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자리에 있었던 119 대원이 경찰에 연락했나 봅니다. 갑자기 집안에 제복 입은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119 대원 두 명이 계속 머물렀고 지구대에서 두 명이 도착하고 경찰에서도 오고 과학 수사대가 오고 그랬던거 같아요. 여러 사람들이 어머니 처방전을 자세히 검토하더니 오랜 지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의사가 와서 '사망선고'를 해야하니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경찰들이 집 안에 같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여동생 가족이 들어왔습니다.

 

의사의 사망선고

어머니 사망이 일요일 밤이어서 검안의사가 도착한 것은 밤 10시가 넘어서였습니다. 의사가 모두들 방에서 나가라고 했고 가족은 절대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얼마 후 의사는 공식적으로 어머니 사망선고를 하며 장례절차를 밟아라고 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게 그런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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