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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떠나보내며

집에서 임종하신 어머니 이야기

by 소공녀의 별 2024. 3. 22.

2016년 9월 16일 추석명절 당일 아침에 쓰러진 어머니는 뇌경색 진단을 받고 약 7년 간 병상 생활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쓰러진 당일 집을 떠난 이후로 재활병원에서 2년, 요양병원에서 4년 반을 지내는 동안 늘 집을 그리워하고 "집에 가고싶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저렇게 돌아가시면 평생 후회가 남을 거 같아 2023년 2월 17일 집으로 모셔와서 임종 직전까지 집에서 돌봐드렸습니다. 그리고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밤 8시가 지나 조용히 숨을 거두셨습니다. 눈을 감으신 모습은 7년간 병상생활의 고통에서 해방된 듯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묵주를 손에 꼭 쥐고 계셨습니다.

 

집에서 임종하신 어머니

그날따라 어머니는 잠을 많이 주무셨습니다. 저녁 6시 식사 전 어머니를 살피기 위해 방에 갔을 때 살짝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진 듯 했습니다. 저렇게 곤히 주무시는데 식사를 조금 늦게 하더라도 단잠을 깨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거실에 앉아 어머니가 깨시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마지막 호흡을 훅 뱉은 후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숨이었다는 것을 상상도 못하고 어머니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등과 팔을 쓸어가며 마사지를 하는데 얼굴이 조금씩 하얗게 변해가길래 놀라 몸을 좌우로 돌려가며 등을 두드렸습니다. 얼마 안 있어 입술 색에 노르스름한 빛이 보여 당황하여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집에서 임종하신 어머니

 

의사의 검안서 내용

검안의사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시체검안서)' 서류에는 '사망진단서' 글자 중앙에 두 줄이 그어져 있고 그 옆의 글자 '시체 검안서'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사망의 원인 직접사인으로 '상세불명의 심장질환: 추정'이라고 기록되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사망일시는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20시 38분 경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어머니가 집에서 만 82세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의사가 주말에 그것도 밤에 집으로 와서 시체검안을 했기 때문에 검안비용은 34만원 지불되었습니다.

 

집에서 임종 후 대처방법

일반적으로 상조회사에서는 자택 임종 시, 119에 전화하지 말고 가입한 상조회사 또는 이용 예정인 상조에 먼저 전화를 하라고 합니다. 그 이유가 119에 전화를 하면 앰불런스 출동이 불가능한데 119 앰뷸런스가 고인을 이송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조에 연락을 하면 장례지도사가 안내를 해주는데 112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자택으로 와서 상황을 살피고 병사로 사망했음을 확인한 뒤 절차대로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범죄사고가 아닌데 왜 112에 연락해야하나 의구스럽지만 자택 사망 시 반드시 밟아야 하는 절차라고 합니다.

 

천주교의 연도회

천주교인들은 상조를 가입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천주교 연도회가 상조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체계가 잘되어 있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숨을 거두셔서 뭔가를 제대로 생각할 수 없는 패닉상태에 빠져 울기만 한 거 같습니다. 119에서 경찰 지구대에 연락을 한 거 같고 이후 경찰과 과학수사대에서 출동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안의사가 집으로 와서 검안을 하고 나서는 장례절차를 밟으라고 하는데 이때 머리 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장례절차를 어떻게 밟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성당 연도회의 도움

성당의 우리 지역 담당 단장님께 연락을 해서 도와달라고 하니 이 분께서 연도회장님을 연결해주셨고 가톨릭과 연계된 메리놀병원 앰뷸런스가 집으로 왔습니다. 어머니 시신을 앰뷸런스로 옮기는 과정을 보지 못하고 다른 차를 타고 병원 영안실로 출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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