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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삼만리 여정/예배당_Chapel

바닷가 바위 속에 지어진 예배당(성소), 마데이라

by 소공녀의 별 2024. 7. 22.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촬영지를 구경하러 가기 위해 첫 방문지가 상비센트(São Vicente)였습니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인상적인 바위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위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워두었고 바위 속에는 아주 작은 건물이 지어져 있는데 건물 지붕에 십자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집을 예배당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거 같아 안을 들여다 보고 놀랍니다. 바위 속에 예배당을 지은 사연이 무엇일까요?

 

상비센트 예배당(São Vicente Chapel, 또는 Capela do Calhau)

이 작은 예배당은 상비센트 지방자치단체의 상징입니다. 사람들은 1692년에 Ribeira de São Vicente 입구, 바다로부터 교회를 보호하는 바위 옆에 이 예배당을 세웠습니다.

상비센트 예배당(São Vicente Chapel
상비센트 바닷가 앞 바위 속에 지은 예배당
상비센트 예배당이 있는 바위

 

일부 이야기에 따르면, 본당의 수호성인이기도 한 순교자 성 빈센트가 나타난 곳에 성소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이 예배당은 상 비센트 교구 문장의 일부로, 마데이라 북부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된 가장 인기 있는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1885년에 사원이 복원되었습니다.

상비센트 바위 위의 십자가와 예배당 지붕 위의 십자가

 

몇 년 전에도 상비센트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 성소의 문은 굳게 잠겨 있어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오늘도 문 입구에 놓인 타고 남은 초들을 보니 사람들이 불을 밝히며 담은 간절한 기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예배당 앞에 놓여진 초들

 

입구 유리창 너머로 성소 안을 들여다 보니, 겨우 한 두사람 정도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과 제대 위에 양 옆으로 놓인 푸른 식물을 보면 누군가 이 성소를 정말 정성껏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소박하고 작은 공간 안에서 신심이 전해오는 듯 합니다.

예배당의 내부

 

[가톨릭 신문] 성소(聖所)란 무엇인가?

인간은 삶 안에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소명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 ‘성소’(聖召)이다.성소는 넓은 의미의 성소와 좁은 의미로서의 성소로 해석된다. 

 

혼인생활, 직업 등 각자의 삶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 나가는 행위는 넓은 의미에서 성소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부모로, 어떤 이는 교육자로, 정치인으로, 군인으로 또 예술가로서의 성소를 받는다. 즉, 모든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주신 고유한 의미가 있다.


좁은 의미에서 성소는 사제 성소나 수도 성소로 규정된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신자들을 사목하며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축성되며, 수도자는 청빈, 정결, 순명의 복음적 권고를 따라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여러분도 완전해야한다”(마태 5,48)는 말씀을 실천해야한다.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결정하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마음으로부터 성소 생활을 원해야 하며, 두 번째는 교회가 인정하는 장상이 성소를 받아들여야 한다.

 

성경에서는 하느님으로부터 특정한 방향이나 사명으로 불리는 모든 것을 성소라고 지칭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브라함과 모세, 예레미야도 성소를 받았다. 이들을 향한 거룩한 부르심을 통해 성소는 개인의 능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힘을 초월하는 하느님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주님의 부르심에도 불구하고 모세와 예레미야는 주저하지만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탈출 3,11, 예레 1,8)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꺼이 응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명에 책임을 다했다.


하지만 성소를 받았으나 합당하지 않은 이는 하느님 나라에 초대받을 수 없다.(마태 22,8)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늘 ‘깨어 있어’(마태 25,13)야 한다. 늘 깨어 있으면서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 방법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1차 성소주일 담화에서 찾을 수 있다.


“모든 성소는 가는 길은 서로 다를지라도 자신을 벗어나 그리스도와 복음을 삶의 중심에 둘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혼인 생활을 하든, 봉헌 생활을 하든, 사제 생활을 하든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는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을 극복하여야 합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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