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깊은 곳에 숨겨져 있었던 사해의 서가 바깥 세상으로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독실한 천주교 신자 어머니는 자녀들의 종교 교육에 매우 엄격하셨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묵주기도 5단을 바친다는건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제 기도가 끝나는가 싶으면 어머니는 구약성경책을 주시면서 읽게 하셨어요. 성경에서 사해의 서에 대해 많이 읽으면서도 그 의미를 잘 모른채 어른이 되었습니다. 요르단에서 구약성서의 원본이라고 하는 ‘사해의 서(Dead Sea Scrolls)’를 바로 눈 앞에서 보는 것은 진동하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사해의 서(Dead Sea Scrolls)
어린시절부터 성경에서 수도 없이 읽었지만 막연한 환상같았던 사해의 문서를 눈 앞에서 보게 될 날이 오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해의 서가 이스라엘에 있다고 생각했고 요르단에서도 전시하고 있는 줄 몰랐다가 뜻하지 않게 사해의 문서를 보게 되니 2천년 전의 시간이 펼쳐진듯 했습니다. 1947년 이 두루마리들이 쿰란동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그 높은 가치를 알고 요르단 왕국 암만 박물관장 히딩교수와 성경 선구소장 드보 신부와 많은 베두인 사람들이 사해 서쪽을 뒤져 30개가 넘는 동굴이 발견되고 900개가 넘는 두루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던 요르단 왕국의 재치에 감사합니다.
사해의 서는 어디에 있을까?
사해문서 대부분이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박물관과 록펠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내가 본 일부가 요르단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해문서를 만든 사람들은 유대교의 분파인 에세네파 사람들이지만 정확히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숨겨진 사해의 서가 어떻게 세상으로 나왔나?
우리가 ‘사해의 서(Dead Sea Scrolls)’라고 부르는 사해문서가 세상에 나타난 배경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1947년 5월 예루살렘의 동쪽, 사해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쿰란이라는 지역에서 염소를 돌보던 한 베두인 소년이 사라진 염소 한 마리를 찾아 다니다 절벽에 위치한 동굴을 보게 된다. 내가 요르단을 여행할때 가파른 절벽에 어떻게 올라갔을까 싶은 곳에서 노닐고 있는 염소들을 종종 볼 수 있었으니 염소는 절벽을 잘 타는 동물인가보다.
2천년 전 사해의 문서가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
소년은 염소가 그 동굴안에 들어갔을거라 생각하고 작은 돌 하나를 던졌다. 되돌아 온건 염소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뭔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였고 호기심이 발동한 소년이 어려움을 무릎쓰고 동굴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최대 폭 20m, 길이 65m 크기의 동굴로 2천년 만에 사람이 들어온 역사적인 순간이다. 동굴 안에는 점토로 만든 단지들이 놓여 있었고 오래된 가죽 두루마리가 수없이 많이 발견되었다. '성서고고학 최대의 발견'이라 부르는 사해문서가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사해의 문서는 구약성서 원본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성 마르코 수도원의 대주교가 아메리카 동방연구소이 트레버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트레버 박사는 이것이 구약성서 원본임을 밝힌다. 사해문서를 분석 한 후 그가 남긴 말은 유명하다. “오 주님, 제가 어떤 은총으로 이것을 보게 되었을까요? 이것은 구약성서 원본입니다.”
쿰란 동굴 탐사
1947년 5월 사해의 문서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후 1956년까지 약 9년간 본격적인 동굴 탐사가 시작되고 총 11개의 동굴이 발견되었다. 이 동굴들에서 수만개의 두루마리 문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것들이 만들어진 연대가 기원전 400년에서 기원후 50년경으로 추정한다. 습기가 없는 건조한 쿰란 지역의 기후가 문서의 부패를 막아준것이다. 쿰란은 달 두개를 뜻하는 아랍어에서 나온 지명이다. 달이 뜨면 사해에 비쳐 흡사 두개의 달처럼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쿰란은 이스라엘 국립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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