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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저널리즘

가톨릭 성인 성 바오로 — 이방인의 사도

by 소공녀의 별 2026. 4. 23.

성 베드로 대성전의 계단 앞에 섰을 때, 왼편에는 성 베드로, 오른편에는 성 바오로의 석상이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두 석상을 번갈아 올려다보며, 저는 성 베드로 대성전 앞에 왜 성 바오로의 석상도 함께 서 있는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로마 교회의 수호성인

두 사도는 모두 로마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으며, 함께 로마에서 신앙의 증언을 완성한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그 장면은 단지 두 성인의 조각상이 아니라, 로마 교회가 사도들의 신앙 위에 세워져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성 바오로 대성전 밖 내부의 성 베드로 석상 — 열쇠를 든 사도의 상징
성 바오로 대성전 밖 내부의 성 바오로 석상 — 칼과 서간의 상징을 지닌 이방인의 사도

가톨릭 성인 성 바오로

성 바오로는 가톨릭 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한 성인 가운데 한 분입니다. 예수님의 열두 사도에는 들지 않지만, 초대 교회가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도로 기억됩니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그를 “이방인의 사도”라고 불러 왔으며, 성 베드로와 함께 로마 교회의 두 기둥처럼 기념해 왔습니다.

 

성 바오로는 누구인가

성 바오로의 본래 이름은 사울이었습니다. 그는 길리키아의 타르수스 출신으로, 처음에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을 반대하고 박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주님을 체험한 뒤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고, 그 이후 복음을 위해 자신을 바친 사도가 되었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 성 바오로를 특별하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 회심의 이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의 삶을 떠올리면 먼저 한 가지 질문이 따라옵니다. 사람은 정말 그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 성 바오로는 그 질문에 대한 살아 있는 대답처럼 느껴집니다. 한때는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이었지만, 회심 이후에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성격의 변화가 아니라, 인생의 방향 전체가 뒤집힌 사건이었습니다.

 

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세운 인물

성 바오로는 여러 차례 선교 여행을 하며 소아시아와 그리스, 마케도니아, 그리고 로마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했습니다. 또한 각 지역의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편지를 보내 신앙을 가르치고 격려했는데, 이 편지들은 오늘날 신약성경 안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는 단지 많은 곳을 다닌 선교사가 아니라, 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깊이 있게 세운 인물로도 기억됩니다.

성 바오로 대성전 밖 정면에 서 있는 성 바오로 사도상

회심과 변화의 성인

가톨릭 신앙 안에서 성 바오로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의 삶이 매우 인간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는 처음부터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강한 확신을 지녔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진리를 만난 뒤에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는 “처음부터 완전했던 성인”이라기보다, 회심과 변화가 참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인으로 더 깊이 다가옵니다. 이것은 가톨릭 전통 안에서 성 바오로를 이해하는 중요한 핵심 가운데 하나입니다.

 

성 바오로는 끝내 로마에서 순교한 것으로 교회 전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로마 교회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를 함께 기념하며, 두 사도가 피로써 신앙을 증언한 인물이라고 오래전부터 고백해 왔습니다. 오늘날의 성 바오로 대성전 밖은 전통적으로 그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 바오로 대성전 밖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 밖: https://stella-mum.tistory.com/331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 밖 (Basilica of St. Paul Outside the Walls)

성 베드로 대성전 앞, 정면 계단 아래에는 왼편과 오른편에 각각 거대한 석상 하나씩 서 있습니다. 처음에는 두 석상 모두 성 베드로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두 인

stella-mum.tistory.com

성 바오로의 상징

가톨릭 미술에서 성 바오로는 흔히 칼을 든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이 칼은 그의 순교를 상징하며, 동시에 하느님의 말씀의 힘과 사도로서의 열정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또한 성 바오로는 책이나 두루마리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도 자주 묘사되는데, 이는 그가 남긴 서간과 가르침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성당 안에서 칼이나 책을 든 사도상을 보게 되면, 많은 경우 그 인물은 성 바오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 바오로 대성전 밖 앞마당의 성 바오로 사도 석상 — 칼과 서간의 상징을 지닌 이방인의 사도

성 바오로의 축일

가톨릭 교회는 해마다 6월 29일에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를 함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로 기념합니다. 로마 교회 전통 안에서 이 두 사도는 오랫동안 하나의 큰 축일로 함께 기억되어 왔습니다. 또한 성 바오로의 회심을 기념하는 축일은 1월 25일입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와 관련하여 가장 자주 언급되는 날짜는 6월 29일과 1월 25일, 이 두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 바오로가 남긴 질문

박해자였지만 회심을 통해 사도가 된 사람. 복음을 먼 곳까지 전한 선교사. 교회의 신앙을 깊이 있게 세운 서간의 저자.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한 증인. 그리고 지금도 “사람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성인. 성 바오로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모습들입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를 생각하면, 우리는 단지 위대한 옛 성인 한 분을 기리는 데서 멈추지 않게 됩니다. 그의 삶은 지금도 우리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어떤 방향으로 걷고 있는가. 내 삶에도 회심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가. 더 안전한 길이 아니라, 더 참된 길을 향해 나아갈 용기가 있는가. 성 바오로는 아마도 그런 질문을 우리 마음 안에 남기는 성인일 것입니다.

 

별이 된 어머니를 향한 순례길에서

– 소공녀의 별

On a pilgrimage path towards my mother, now a star
– Little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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