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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저널리즘

사순 시기(Lent) — 부활을 향해 걸어가는 40일의 시간

by 소공녀의 별 2026. 3. 6.

가톨릭 교회에서 3월이 되면 성당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제대의 색은 화려한 흰색이나 금색 대신 보라색으로 바뀌고, 음악도 한층 절제된 분위기로 흐릅니다.

그 이유는 교회가 사순 시기(Lent)라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순 시기는 부활절을 준비하는 40일간의 영적 여정입니다.
이 기간 동안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시간은 단순한 절기가 아니라,
부활의 기쁨을 준비하기 위한 내면의 순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순 시기의 시작 — 재의 수요일

사순 시기는 보통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로 시작됩니다.
이날 미사에서는 이마에 재를 얹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여라.”

이 짧은 말은 인간의 삶이 얼마나 유한한지, 그리고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성당에서 재를 받은 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 시기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삶을 성찰하는 시간임을 보여줍니다.

 

 

사순 시기의 세 가지 실천

교회는 사순 시기를 보내는 세 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 기도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 깊이 하는 시간입니다.
    묵주기도나 성체조배, 성경 묵상이 이때 더욱 많이 이루어집니다.
  • 단식
    욕망을 절제하며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실천입니다.
    특히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는 단식을 지킵니다.
  • 자선
    가난한 이웃과 삶을 나누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순 시기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동시에 다른 이들을 향해 마음을 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십자가의 길

사순 시기 동안 많은 성당에서는 십자가의 길(14처) 기도를 드립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까지 걸어가신 길을
14개의 장면으로 묵상하는 기도입니다.

촛불이 놓인 성당 안에서
조용히 한 처 한 처를 따라 걷다 보면
그 길이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과도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부활을 기다리는 시간

사순 시기는 슬픔의 시간이 아니라
희망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곧 다가올 부활의 빛이 더 선명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시간을
“회개의 시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조용한 성당 안에서 촛불을 바라보며 기도하다 보면
사순 시기의 의미가 조금씩 마음에 스며듭니다.

부활절 아침에 울려 퍼질 종소리를 향해,
교회는 지금도 조용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별이 된 어머니를 향한 순례길에서
– 소공녀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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