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고딕 성당을 방문해 본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건물 정면이나 중앙 돔 위에서 빛나는 거대한 원형 창,
일명 ‘장미창(Rose Window)’을 본 적 있을 거예요.
저 역시 여행 중 대성당들을 건축적으로만 바라보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는 그 안의 신앙적 상징성과 빛의 의미에 눈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대성당에는 왜 ‘장미창’이 꼭 있어야 했을까요?
🌹 1. 장미창이란?
장미창(Rose Window)은 장미꽃을 형상화한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창입니다.
주로 고딕 건축 양식의 대성당에서 정면 혹은 남북 측면에 설치되며,
신자들이 성당에 들어가기 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상징적인 구조물이기도 하죠.
‘캐서린 창(Catherine Window)’이라고도 불리며,
성녀 카타리나가 순교할 때 쓰였던 바퀴형 고문 도구를 떠올리게 하는 형태에서 유래했어요.
🪟 2. 왜 하필 ‘장미’인가요?
- 장미는 성모 마리아의 상징입니다.
중세 신앙에서 장미는 ‘천상의 꽃’, ‘순결의 꽃’으로 여겨졌고,
성모송을 묶은 기도인 ‘로사리오(Rosary)’ 역시 장미에서 유래한 이름이에요. - 원형은 완전함, 천국, 영원성의 상징입니다.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의 은총으로 여겨졌습니다.
🧱 3. 고딕 성당의 대표적 장미창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성당에는 유서 깊은 장미창들이 많습니다:
-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동·서·북쪽에 총 3개의 장미창
- 샤르트르 대성당: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묘사한 청색 유리창
- 랭스·아미앵·스트라스부르 대성당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각 창은 성경 이야기나 성인의 삶을 묘사하며,
빛을 통해 교리와 감동을 동시에 전하는 ‘빛의 성서’로 불리기도 합니다.
🌀 4. 트레이서리와 오큘러스의 차이
- 장미창은 *‘트레이서리(tracery)’*라는 복잡한 석조 장식이 함께 구성됩니다.
이는 빛의 흐름을 섬세하게 나누고, 상징적 의미를 부여해줍니다. - 이탈리아 성당의 단순한 원형창은 ‘오큘러스(Oculus)’라 불리며,
트레이서리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무리:
장미창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중세인들의 신앙, 세계관, 천국에 대한 갈망이 담긴 상징이며,
빛으로 피어난 기도였습니다.
이제 성당을 방문할 때,
우리는 창문이 아닌 ‘하늘로 향하는 꽃’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서명:
별이 된 어머니를 향한 순례길에서
– 소공녀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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