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던 제자, 말씀의 신비를 품은 사도 성 요한의 축일이 12월 27일입니다.
1. 12월 27일, 전례력의 정식 이름은?
교회 전례력에서 12월 27일의 공식 명칭은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도 요한’이라고 부르는 분은,
전례 안에서는 사도이자 복음사가로 함께 불립니다.
- ‘성 요한’: 예수님께 특별히 사랑받았던 제자
- ‘사도(Apostle)’: 파견된 이, 예수님의 가장 가까운 제자 그룹
- ‘복음사가(Evangelist)’: 복음을 기록한 저자
따라서 이 축일은
“사랑받던 제자이자, 말씀의 신비를 기록한 복음사를 기념하는 날”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성탄 팔일 축제 안에서 만나는 ‘사랑의 사도’
성탄 전례는 팔일 축제(Octave) 로 이어집니다.
- 12/25: 주님 성탄 대축일
- 12/2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 12/27: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 12/28: 영아 순교자 축일
이 배치는 우연이 아닙니다.
- 스테파노: 피 흘려 증언한 순교의 사랑
- 영아 순교자들: 말하지 못해도, 생명으로 증언한 무고한 사랑
- 요한 사도: 피 흘려 죽지는 않았지만,
평생을 통해 ‘사랑의 깊이’를 증언한 사도
성탄 팔일 안에서
교회는 **말씀으로 오신 사랑(성탄)**과
그 사랑을 자기 삶에서 끝까지 품고 살아 낸 이들을
함께 바라보도록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3. “사랑하시는 제자” 성 요한은 누구인가?
성 요한은 복음서 안에서 여러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
- 형제 야고보와 함께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어부
- 베드로, 야고보와 더불어 예수님께 가장 가까운 세 제자 중 한 명
- “사랑하시는 제자”
- 요한 복음서에서, 자신을 직접 지칭하지 않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표현합니다.
- 요한 복음서에서, 자신을 직접 지칭하지 않고
-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 전통적으로 요한 복음, 요한 1·2·3서,
그리고 **요한 묵시록(계시록)**의 저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구분해서 보기도 하지만,
전례와 신심 안에서는 한 인물로 공경합니다).
- 전통적으로 요한 복음, 요한 1·2·3서,
교회는 요한을
- “사랑의 사도”,
- “신비의 복음사가”,
- “독수리의 상징을 지닌 복음사가”
로 기억합니다.
그의 복음과 서간에는
사랑, 빛, 진리, 생명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많이 등장합니다.
4. 요한 복음의 특징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요한 복음서의 첫머리는
성탄의 신비를 가장 깊이, 신학적으로 표현한 부분입니다.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요한 1,1.14 참조)
여기서 ‘말씀’(로고스, Logos) 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요한은 성탄을 단순한 “아기의 탄생”이 아니라,
영원한 말씀이 시간 안으로 들어오신 사건,
하느님이 사람의 역사를 함께 사시기 시작한 사건으로 바라봅니다.
요한 복음의 큰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표징(Sign)’과 ‘나는 ~이다’ 선언
- 기적을 단순한 ‘기적’이 아닌 표징이라 부릅니다.
- 예수님의 정체를 드러내는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등의 말씀을 전합니다.
- 빛과 어둠의 대비
- 믿음과 불신, 진리와 거짓, 사랑과 증오를
빛과 어둠의 상징으로 표현합니다.
- 믿음과 불신, 진리와 거짓, 사랑과 증오를
- 사랑의 계명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 요한에게 사랑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믿음의 본질입니다.
- 관계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
- 아버지와 아들, 성령, 그리고 제자들 사이의 관계 안에서
삼위일체의 사랑을 드러냅니다.
- 아버지와 아들, 성령, 그리고 제자들 사이의 관계 안에서
그래서 요한 복음은
성탄 시기와 부활 시기 모두에서 자주 읽히는 복음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관계와 친밀함”의 언어로 풀어내기 때문입니다.
5. 십자가 아래, 끝까지 남아 있던 제자
요한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아마 골고타 언덕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많은 제자를 비롯해 사람들이 흩어져 버렸지만,
요한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그 자리를 지킨 제자였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그 자리에서 서 있었다.”
(요한 19,25-26 참조)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요한 19,26-27)
그날 이후,
요한은 성모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전례와 신심 안에서 이 장면은 이렇게 묵상됩니다.
- 예수님은 생의 마지막 순간,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어머니를 맡기셨고, - 동시에 교회 전체를 마리아께 맡기셨다는 신비로 이해됩니다.
- 요한은 교회와 성모님을 함께 품고 산 사도,
곧 교회와 마리아의 아들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6. 순교는 하지 않았지만, 가장 오래 남은 증인
전통에 따르면,
요한은 다른 사도들과 달리 순교로 죽지 않고,
오래 살아 에페소스와 소아시아 지역 교회들을 돌보며 생을 마쳤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의 삶이 가벼웠던 것은 아닙니다.
- 박해와 추방,
- 반대와 분열 속에서의 목자 역할,
- 늙어가면서도 공동체를 돌보는 고독
이 모든 것을 견디며
끝까지 사랑과 진리 안에 머무른 증인이었습니다.
성인 전승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 요한이 늙어서 더 이상 긴 설교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도
제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 “얘들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주님의 계명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흔히 전례 안에서 요한은
붉은 순교의 피 대신,
흰 ‘사랑의 순교’를 산 사도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7. 요한의 상징 – 독수리와 독 잔의 전승
성 요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표지는 독수리입니다.
- 독수리는 높이 날며
하늘의 깊이를 꿰뚫어 보는 새로 여겨졌습니다. - 요한 복음이
하느님의 신비를 깊이, 높이 응시하는 복음이라는 점에서,
교회는 요한에게 독수리 상징을 부여했습니다.
또 다른 전승으로는 독이 든 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전승에 따르면,
요한을 죽이려는 자들이 독이 든 술잔을 내밀었으나,
요한이 그 잔 위에 십자 표시를 하자
독사가 튀어나와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그래서 뱀이 올라와 있는 잔이
요한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이 상징들은
요한이 거짓과 독을 이겨 내는 진리의 사도였음을 표현합니다.
8. 오늘 우리에게, 사도 요한이 건네는 질문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에
우리는 몇 가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 나는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제자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제자인가? - 십자가 아래,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곁을 지키는 사랑을
나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 말로만 사랑을 말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요한의 복음과 서간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묻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8)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믿음의 깊이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사랑의 방향과 밀도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요한은 자기 생애 전체로 보여 줍니다.
9. 성 요한 축일에 해볼 수 있는 작은 실천
이 축일을 마음에 새기기 위한
작은 실천들을 적어 보겠습니다.
- 요한 복음 1장, 13장, 15장을 천천히 읽어 보기
- 1장: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 13장: 세족례와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
- 15장: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관계 하나를 떠올리며 ‘다시 사랑하기’ 다짐하기
- 오래된 상처, 무심해진 관계,
미뤄두었던 화해의 순간을 떠올리며
작은 메시지, 안부 인사라도 시작해 봅니다.
- 오래된 상처, 무심해진 관계,
- 성모님과 함께 머무르는 기도 시간 만들기
- 십자가 아래 서 계신 성모 마리아와 요한을 묵상하며
“성모님, 저도 당신 곁에서 예수님을 바라보게 해 주세요.”
조용히 기도해 봅니다.
- 십자가 아래 서 계신 성모 마리아와 요한을 묵상하며
- 하루에 한 번, 의식적으로 사랑의 말 한마디 더 하기
- “고마워”, “수고했어”, “괜찮아”, “나는 네 편이야”
이런 짧은 말들이
우리 삶 안에서 요한의 사랑의 복음을 이어 줍니다.
- “고마워”, “수고했어”, “괜찮아”, “나는 네 편이야”
10. 마무리 기도 – 성 요한과 함께 드리는 청원
사랑의 사도 성 요한이시여,
주님 성탄의 신비를 깊이 바라보고,
말씀이 사람이 되셨음을 온 삶으로 증언하신 당신을 기억합니다.저희도 예수님의 가슴에 기대어
그분의 마음 소리를 듣게 하시고,
십자가 아래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곁을 지키는 사랑을 배우게 해 주소서.“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마지막 명령을 잊지 않고,
오늘 만나는 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서는 작은 용기를 주소서.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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