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지순례 삼만리 여정

바뇌 성모성지(바뉘, Banneux Notre-Dame) — 벨기에, 리에주

by 소공녀의 별 2025. 11. 30.

본당 신부님 강론을 들을 때면, 가끔 해외의 여러 성지를 직접 다녀오신 듯한 이야기들이 섞여 있습니다. 언젠가 문득 궁금해 여쭈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그 많은 성지 중에서, 어디가 가장 감명 깊으셨나요?”
마음속으로는 파티마, 루르드, 과달루페 — 그 유명한 ‘세계 3대 성모 발현 성지’ 중 하나를 예상했지요. 그런데 뜻밖에도 신부님은 미소를 지으며 단 한마디로 대답하셨습니다.

 

“바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놀라 다시 여쭈었습니다.

 

“바뇌 성지가… 어디에 있나요?”
신부님께서는 잠시 눈빛을 반짝이며 말씀하셨습니다.

 

“벨기에!”
그날 이후 저도 모르게 제 마음속엔 작은 씨앗 하나가 심어졌나봅니다. 언젠가 그곳, 벨기에의 ‘바뇌 성모 발현지’, 성모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눈물 흘리셨다는 그 조용한 마을을 직접 찾아가고 싶다는 소망이요.

 

🇧🇪 바뇌(Our Lady of Banneux) — 벨기에의 조용한 기적의 마을에서

‘아, 바뇌 성모 성지가 있었구나.’ 그날은 그렇게 생각만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문득 깨닫게 되었지요.
어쩌면 성모마리아 어머니께서 저를 바뇌로 이끄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1월 18일 화요일 아침, 저는 어느새 ‘가난한 이들의 성모’를 만나러 벨기에의 조용한 마을 바뇌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순례의 발걸음 속에서 ‘바뇌는 어떤 곳일까?’ 스스로에게 되묻는 순간, 마음 한켠이 조용히 떨렸습니다.

벨기에 바뇌 성모성지 입구 – ‘가난한 이들의 성모’를 향한 순례의 시작점

 

벨기에 리에주(Liège) 남쪽의 숲속 마을 바뇌
1933년 성모 발현으로 알려진 조용한 순례지입니다.

이곳에서는 성모님께서 자신을
‘가난한 이들의 동정 성모(Vierge des Pauvres, Our Lady of the Poor)’ 라고 밝히셨지요.
그 이름처럼,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치유의 샘 곁에서
삶의 아픔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집니다.

바뇌의 공식 성지 안내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성모님은 지금도 각 순례자의 고통과 가난을 품으시며,
그들의 길을 조용히 인도하십니다.”
Banneux Notre-Dame — 가난한 이들의 성모께 드리는 평화의 인사.

  • 발현 시기: 1933년 1월 15일–3월 2일, 목격자: 마리에트 베코(Mariette Beco)
  • 교회 승인: 1949년 (리에주 교구)
  • 대표 표징: 치유의 샘, 숲길의 묵주기도의 길/십자가의 길, 발현 경당
  • 순례 규모(참고치): 연간 약 70만 명 방문으로 알려짐.

 

1933년, 한 소녀 마리에트에게 발현하신 성모님 이야기

1933년 겨울, 눈 내리던 어느 저녁.
벨기에 남부의 작은 마을 바뇌에 살던 열두 살 소녀 마리에트 베코(Mariette Beco) 는 창밖에서 환한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속에는 온유한 미소를 지은 성모 마리아께서 서 계셨지요.

성모님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셨습니다.

 

“나는 가난한 이들의 성모입니다.”
그 말씀은 세상의 찬란함보다도 더 따뜻하고,
어린 소녀의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부르심이었습니다.
이후 여덟 차례에 걸친 발현 동안,
성모님은 마리에트를 ‘믿음’으로 초대하셨고
한 냉천을 가리키며 말씀하셨습니다.

 

“이 샘은 모든 병자를 위한 것입니다.”
그 순간,
바뇌의 찬물은 ‘치유의 샘’이 되어
지금까지도 수많은 순례자들이
몸과 마음의 병을 씻기 위해 그곳을 찾아듭니다.

 

가난한 이들의 성모 경당(Chapelle de la Vierge des Pauvres)

이곳은 바뇌 성모님이 발현하신 장소 옆에 세워진 ‘가난한 이들의 성모 경당'으로, 순례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조용히 묵상하는 공간입니다. 제대 중앙에는 십자가와 성모의 상징이 함께 놓여 있으며, 벽면에는 발현 메시지와 순례 기도가 새겨져 있어요. 이곳에서 어머니를 위한 위령기도를 바쳤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성모 경당(Chapelle de la Vierge des Pauvres)

 

차가운 겨울 공기 속, 내가 마리에트의 발자취를 따라 걷던 순간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저는 마리에트가 걸었던 그 길을 천천히 따라 걸었습니다.

바뇌의 하늘은 잿빛이었지만,
작은 성모상 앞에 서자 마음 한켠에 잔잔한 빛이 번졌습니다.
손끝이 시릴 만큼 차가운 공기였는데,
그곳의 공기는 이상하게도 따뜻했습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자리 옆에는
지금도 조용히 흐르는 샘이 있습니다.
순례자들은 한 줄로 서서 그 물을 떠 마시거나
작은 병에 담아 가슴에 품습니다.

저 역시 조심스레 그 물을 작은 병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아주 작게 기도드렸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
제 안의 빈 마음도 채워주소서.”
그 순간, 멀리서 은은히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치 성모님께서 제 마음에 조용히 답하시는 듯했습니다.

바뇌 성모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순례자

 

바뇌 성모성지 대성당(Basilique de la Vierge des Pauvres)

바뇌 성지 내에는 두 가지 주요 예배 공간이 있습니다. 성모성지 대성당과 야외경당이에요. 이곳은 바뇌 성모성지 안에 있는 가장 큰 실내 예배당, 즉 가난한 이들의 성모 바실리카입니다. 1985년 완공되었고 바뇌 성모성지 중앙 광장 인근 (발현의 샘 뒤편 대형 예배당)에 위치하고 있어요. 실내 중앙 예배당’(바실리카)으로 철제 지붕과 나무 의자, 단정한 제대가 어우러진 단순하지만 장엄한 공간이에요.

바뇌 성모성지 대성당(Basilique de la Vierge des Pauvres)

 

바뇌 야외 경당(Outdoor Chapel, or Open-Air Sanctuary)

바뇌 성모성지 내에 있는 야외 경당은 성모님이 발현하신 장소 근처 숲속에 자리하고 있어요. 따뜻한 계절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여 야외 미사를 봉헌하거나 묵주기도를 드리는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주변의 나무와 돌로 지어진 구조물이 바뇌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를 더해 줍니다.

바뇌 성모성지 야외 경당 — 숲속에서 드려지는 조용한 미사와 묵상의 자리

 

성모성지(Banneux Notre-Dame Sanctuary) 촛불 봉헌

벨기에 바뇌 성모성지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여섯 개의 촛불을 봉헌했습니다.

스텔라, 요셉, 토마스, 스테파노, 수산나, 골룸바.
이름 하나하나를 마음에 새기며
성모님 앞에 조용히 불을 밝혔습니다.

타오르는 불꽃마다
감사의 마음과 그리움, 그리고 기도가 함께 올려졌습니다. 

 

토마스 신부님, 스테파노 신부님,
어머니의 마지막 길을 미사로 함께해 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촛불이 하나둘 타오르며
성모님께로 향하던 그 순간,
제 마음에도 조용한 평화가 내려앉았습니다.

찬 바람 속에서도 불꽃은 흔들리지 않았고,
그 불빛은 마치 성모님의 따뜻한 시선처럼
제 기도를 감싸 안아주었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 빛처럼,
이 작은 촛불이 사랑하는 이들의 길을 비추어 주시길—
그리고 제 마음 또한
그 빛 안에서 더욱 단단해지길 바랐습니다.

바뇌 성모성지에서 올린 여섯 개의 촛불 — 사랑과 감사, 그리고 그리움의 불빛

바뇌성지에서 꼭 들를 곳

  1. 발현 경당(Chapelle de l’Apparition) – 성모님이 “가난한 이들의 동정”이라 밝히신 곳.
  2. 치유의 샘(Fontaine) – 작은 샘이 지금도 물을 내고, 많은 치유 보고가 전해집니다(병자·보호자 순례가 많아요). 
  3. 대성전/성당(Église) – 개인·단체 미사, 고해성사, 성시간 등 전례가 거행됩니다(방문 전 성지 일정 확인 권장). 
  4. 숲길 기도 코스 –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의 길이 조성되어 고요한 묵상에 좋아요. catholicpreacher.wordpress.com

단체 순례를 계획한다면, 하루 순례 등록(4주 전 권장)을 성지에 보내 환영·동선 지원을 받으세요.

바뇌 성모 앞에 무릎 꿇은 순례자들 — ‘가난한 이들의 성모’께 올리는 깊은 기도

 

바뇌 순례 얼마나 걸릴까?

  • 핵심만(성모 발현 경당·샘·주성당·묵상 산책): 2–2.5시간
  • 미사 참여 + 십자가의 길 + 성체조배(잠시 머묾): 3–4시간
    (비수기 평일 미사: 보통 08:00 / 11:30 / 16:00(프랑스어). 성체조배는 낮 시간대 운영. 최신 시간은 성지 “Horaire/Horaires” 페이지 확인 권장)

 

바뇌 성모성지 찾아가는 길

처음 들어보는 바뇌 성모성지를 향한 여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도착해 숙소를 정하고,
기차로 리에주까지 이동하는 것까지는 무리 없었지요.
문제는 그다음—
리에주 역에서 바뇌로 들어가는 64번 버스의 운행 간격이 2~3시간이나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버스를 한 대 놓치면 정류장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찬 바람 속에서 64번을 기다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마스 신부님은 도대체 어떻게 이 외진 길을 오셨을까?”

순례 시즌이 끝난 겨울이라 교통편이 더 적었던 것인지,

그 기다림마저 하나의 ‘순례’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래에 브뤼셀에서 바뇌 성모성지까지 가는 가장 현실적인 이동 방법을 정리해드릴게요.

 

브뤼셀(Brussels)에서 바뇌까지 가는 법

1) 브뤼셀 → 리에주(Liège-Guillemins) 기차

  • SNCB/NMBS 직통 열차 이용(브뤼셀 미디/센트럴 출발).
  • 소요: 약 44–70분(가장 빠른 편 44분, 평균 1시간 전후). 매시 수회 운행.
  • 예매/실시간: SNCB 공식 홈페이지 또는 앱에서 확인하세요. 벨기에 기차+3Rome2Rio+3The Trainline+3

2) 리에주(Liège-Guillemins) 역 → 바뇌 버스(TEC 64번)

  • TEC 64번: Liège – Banneux – Aywaille 노선. 역 앞 Guillemins – Quai D 정류장에서 승차 → Banneux La Croix / Banneux Église 하차.
  • 소요: 약 30–45분, 대략 2–3시간 간격(시간대에 따라 변동).
  • 실시간·시간표 확인: TEC 공식/모빗/Transit에서 당일 출발 전 확인 필수. letec.be+6Rome2Rio+6Rome2Rio+6

 

Brussels (기차) → Liège-Guillemins (버스 64) → Banneux La Croix/Banneux Église(도보 3–5분)

 

반나절~하루 코스

  • 오전
    1. 브뤼셀에서 이른 직통 기차 탑승 → 리에주 도착. Rome2Rio
    2. 역 앞 TEC 64 버스 환승 → Banneux Église 하차.
    3. 발현 경당 → 치유의 샘 방문, 샘터 물로 성호경·묵상. 
  • 점심: 성지 주변 카페/식당(소박한 현지식) 또는 간단한 도시락.
  • 오후
    4.  숲길 십자가의 길/묵주기도의 길(조용히 걸으며 기도). catholicpreacher.wordpress.com
    5.  성당에서 성시간/미사 참여(있다면). 일정은 성지 공지를 사전 확인.
    6.  버스 64로 리에주 복귀 → 기차로 브뤼셀 귀환. 

 

방문 실무 팁

  • 물병 지참: 샘물은 식수로 마시거나 담아갈 수 있으니 깨끗한 병을 준비하세요. (현장 안내 준수) 
  • 정숙·복장: 성지 전역이 기도 공간입니다. 얇은 겉옷, 편한 워킹화 추천.
  • 시간표 체크: 기차·버스 실시간 변동이 잦습니다. 출발 당일 SNCB·TEC 혹은 로마투리오/모빗/Transit로 재확인하세요. transitapp.com+4벨기에 기차+4letec.be+4
  • 단체 순례: 4주 전 등록 시 주차/전례/동선 지원 가능. 

 

바뇌가 특별한 이유

  • 성모님은 자신을 “가난한 이들의 동정”으로 밝히시며 “고통을 덜어주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샘에서는 지금도 물이 솟고, 많은 이들이 위로와 치유를 증언합니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5년 성지를 방문해 미사를 주례하는 등, 보편 교회가 사랑하는 순례지입니다. 

벨기에 리에주 도시 여행에 관한 내용은 다음을 클릭하세요. 

벨기에 리에주(Liège) 여행기: https://83-invisible.tistory.com/354 

 

벨기에 리에주(Liège) 여행기

벨기에 동남부, 뮈즈강이 부드럽게 휘돌아 흐르는 도시 리에주. 브뤼셀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 유리 돔 아래로 햇살이 쏟아지는 리에주 기욤앙리 역(Guillemins Station)에서 여행은 시작되었어요.

83-invisible.tistory.com

 

Q&A

  • 브뤼셀에서 몇 시간 걸려요?
    왕복 동선 기준 편도 1시간(기차) + 40분(버스) + 환승 여유 잡으면 편도 2시간 안팎입니다(요일·시간대에 따라 변동).
  • 버스는 얼마나 자주 있나요?
    TEC 64는 시간대별로 간격이 크므로 당일 실시간 확인이 안전합니다. letec.be+1
  • 성지 공식 정보는 어디서 보나요?
    Banneux Notre-Dame 공식 사이트에서 전례·행사·단체등록 안내를 제공합니다.

오늘도 가난한 이들의 성모님께 맡기며,
별이 된 어머니를 향한 순례길에서 — 소공녀의 별.

 

 

 

#바뇌성모성지 #바뉘성지 #벨기에성모순례지 #Banneux #OurLadyofthePoor #리에주순례 #벨기에가톨릭여행 #치유의샘 #가난한이들의성모 #성지순례

#벨기에여행 #성모발현지 #성모마리아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