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계 곳곳의 성지들을 꽤 많이 걸어온 편입니다. 그런데도 한 가지가 늘 비어 있었습니다. 로마, 그리고 바티칸입니다.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으면서도 바티칸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언젠가 가장 중요한 곳은 가장 마지막에 가게 된다”는 말이 있다면, 제게 그곳이 그랬습니다. 로마는 세계적인 관광도시이기도 해서 이번 여정에는 관광의 시간도 함께 얹었습니다.
바티칸 시국(Vatican City State)
바티칸 시국에 가까워질수록 걸음이 느려졌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Piazza San Pietro)에 들어서는 순간, 도시의 소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제 안의 소리가 조금 더 또렷해졌습니다. “드디어 바티칸에 왔습니다.” 그 말이 오래 쌓인 시간을 한 번에 넘어가게 해 주었습니다.
성 베드로 광장의 기둥 회랑은 순례자를 감싸는 팔처럼 보입니다. 누구나 그 아름다움에 감탄합니다. 교회가 사람을 품는 방식이 건축의 형태로 드러나는 자리라고 느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바티칸 시국(Vatican City State): https://stella-mum.tistory.com/307
성 베드로 대성전(Basilica di San Pietro)
성 베드로 대성전은 압도적인 규모로 먼저 다가왔습니다. 천천히 걸었고, 한쪽에 앉아 오래 침묵했습니다. 성전 안에서는 ‘관람’보다 ‘머묾’이 먼저였습니다.
가능하다면 미사(Mass)에 참례하는 시간을 두는 것이 순례의 중심을 잡아 준다고 느꼈습니다. 미사는 여행 일정표의 한 칸이 아니라, 순례 그 자체였습니다. 성체성사(성체를 모시는 성사) 안에서 마음이 고요해졌고, “왜 이곳이 중심인지”를 이해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Basilica di San Pietro): https://stella-mum.tistory.com/308
순례 메모
- 성전 예절을 위해 어깨와 무릎이 드러나지 않는 복장.
- 성당은 사진보다 먼저 ‘침묵할 시간’을 확보.
- 성당은 박물관이 아니라 기도하는 장소라는 사실.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
바티칸 박물관은 정말 방대했습니다. 성화와 프레스코는 단지 미술품이 아니라, 신앙을 전해온 시각 언어였습니다. 저는 그 언어를 빠르게 소비하지 않으려고 속도를 늦췄습니다.
바티칸 박물관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박물관: https://stella-mum.tistory.com/311
시스티나 경당(Cappella Sistina)
시스티나 경당에서 요구되는 정숙함은 규칙이라기보다 전례 같은 태도였습니다. 감탄을 크게 표현하기보다 오래 올려다보았습니다. 그 침묵 속에서 신앙과 예술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간을 잠시 빌려온 듯했습니다.
시스티나 경당 이야기는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바티칸의 시스티나 경당(Cappella Sistina): https://stella-mum.tistory.com/313
로마의 4대 대성전
로마 순례는 바티칸에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로마는 사도들과 교회의 역사 자체가 도시의 결이 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로마에는 전통적으로 매우 중요한 4대 대성전이 있고, 이 길을 걷는 순간 로마가 ‘사도들의 도시’였다는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Archbasilica of St. John Lateran)
전통적으로 로마 교구의 주교좌 성당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바티칸이 보편 교회의 중심을 향한 시선이라면, 라테라노는 로마 교회의 뿌리처럼 느껴졌습니다. 공간이 주는 엄숙함이 달랐고, 기도의 결도 달랐습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성모 신심이 흐르는 성전은 순례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잠깐 머물며 묵주기도를 바쳤고, 마음이 단정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로마의 거대한 역사 속에서도 이곳은 유난히 ‘사람에게 가까운 기도’가 남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성 바오로 대성전(성 바오로 대성전 밖, Basilica of St. Paul Outside the Walls)
성 바오로 사도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은, 로마가 단지 유적의 도시가 아니라 “사도들의 도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신앙이 개념이 아니라 길이 되었습니다. 순례의 축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순례의 원을 닫다.
바티칸의 그 대성전은 4대 대성전의 한 축이기도 합니다. 시작과 끝을 같은 성전으로 두자, 여정이 하나의 원처럼 닫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끝났습니다”가 아니라 “정렬되었습니다”에 가까운 마무리였습니다.
산탄젤로 성(Castel Sant’Angelo)과 산탄젤로 다리(Ponte Sant’Angelo)
산탄젤로 성(Castel Sant’Angelo)과 산탄젤로 다리(Ponte Sant’Angelo)는 바티칸과 로마의 역사 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가집니다. 다리 위에서 뒤를 돌아보니 성 베드로 대성전의 돔이 멀리 보였습니다. 그 장면은 순례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문턱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여기서 긴 기도 대신 아주 짧고 분명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드디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로마 순례를 순례답게 만들기
- 하루의 시작을 성전으로 두었습니다. 첫 일정이 성당이면 하루 전체의 리듬이 달라졌습니다.
- 미사를 일정에 넣었습니다. 미사는 여행의 이벤트가 아니라 순례의 중심이었습니다.
- 고해성사(가능하다면)를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실제로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회개의 마음 자체가 순례를 깊게 만들었습니다.
- 성물은 마지막에, 필요만큼만 구했습니다. 성물(묵주, 메달, 성화 등)은 기념품이 아니라 신앙을 돕는 표징이라고 다시 정리했습니다.
마무리
저는 세계 성지들을 많이 다녔지만, 로마와 바티칸은 가장 늦게 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장 늦게 온 곳에서 가장 먼저 마음이 정돈되었습니다. 로마는 거대한 관광도시이지만, 순례자의 눈에는 그보다 먼저 “중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을 직접 밟았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신앙 생활을 조금 더 단정하게 만들 것 같았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전 안에서 고개를 숙였던 순간, 산타 마리아 마조레에서 묵주알을 굴리던 순간, 그리고 산탄젤로 다리 위에서 바티칸을 다시 바라보던 순간이 오래 남았습니다.
별이 된 어머니를 향한 순례길에서 – 소공녀의 별
On a pilgrimage path towards my mother, now a star
– Little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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